Nielsen, Symphony No.5, Op.50 닐센 교향곡 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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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9-10-09 14:29 조회2,1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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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lsen, Symphony No.5, Op.50
닐센 교향곡 5번
Carl Nielsen
1865-1931
Herbert Blomstedt, conductor
DR SymfoniOrkestret
Copenhagen Concert Hall
2015
Herbert Blomstedt/DR SymfoniOrkestret - Nielsen, Symphony No.5, Op.50
인간성 회복과 전쟁에 대한 회상을 암시
교향곡 2번 ‘네 가지 기질’에 나타난 다양한 인간 군상, 교향곡 4번 ‘불멸’의 활력 넘치는 리듬도 매혹적이지만, 특히 논리적이고 유기적인 작곡 원리가 돋보이는 교향곡 5번은 많은 이가 걸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5번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작곡에 착수한 곡인만큼 인간성 회복과 전쟁에 대한 회상 등이 암시되고 있다.
이 곡은 또한 교향곡의 일반적인 형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단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나, 1악장은 템포 변화나 성격상 크게 두 부분으로, 2악장은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뉜다. 아마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악상을 좀 더 자유롭게 펼쳐 보이기 위한 시도였으리라.
닐센의 교향곡 5번과 가장 비슷한 유명 교향곡을 꼽는다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일 것이다. 1941년 6월에 독일군이 독소불가침 조약을 깨고 소련을 침공할 당시에 작곡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에서 작은북의 리듬과 목관악기의 단순한 테마는 ‘침공’의 주제이자 ‘악의 근원’을 나타낸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은북의 리듬은 닐센의 교향곡 5번에서도 마치 ‘악의 근원’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음악을 폭력적으로 바꾸어 놓는 역할을 한다. 닐센에게 작은북이라는 악기는 가난한 소년 시절을 보낸 그가 군악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었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악기이기도 하지만 교향곡 5번에서는 인간성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부각된다.
1악장에선 비올라가 16분음표들을 어지럽게 연주하는 가운데 평화로운 주제가 연주되기도 하지만, 작은북 소리가 들려오면서 평화는 곧바로 깨진다. 1악장 1부 말미에서 작은북의 리듬이 절정에 달할 때 바이올린이 “잃어버린 영혼의 숨죽인 울음소리”라 표현되는 주제를 고음역으로 연주한 후 점차 분위기가 고요해지면 2부로 이어진다. 2부 초반에는 긍정적인 선율이 연주되나 목관악기의 불안한 주제가 훼방을 놓고 악의 근원인 작은북의 리듬이 또다시 들려온다. 그러나 1악장 종결부에선 그 모든 것들이 침묵 속으로 사려져간다.
2악장은 모두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2부가 스케르초, 3부가 느린 악장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2악장 전체가 마치 4악장 구조의 짧은 교향곡 같기도 하다. 1부와 4부에서는 브람스에 대한 닐센의 존경심이 엿보인다. 마치 악마의 춤과 같은 2부와 서정적인 3부에 이어서 4부에 이르면 1부에 등장했던 주제가 재현된 후 긍정적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이 마치 투쟁을 극복한 후에 누리는 승리의 여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1악장에 나왔던 부정적인 주제가 등장하는 등 2악장에서도 계속되는 인간의 투쟁 과정이 유기적인 형식을 통해 드러난다. 또한 4부의 마지막 부분도 실상은 1악장 도입부의 부정적인 비올라 주제를 연상시키는데다 4부 말미의 승리의 음악이 지나치게 짧기 때문에 이 교향곡이 다 마무리된 후에도 우리는 인간의 힘겨운 투쟁은 계속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찍이 작곡가 닐센이 밝혔듯, 이 교향곡은 서로 상반된 힘의 대조를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하며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Nielsen, Symphony No.5, Op.50
Okko Kamu, conductor
KBS Symphony Orchestra
Seoul Arts Center Concert Hall
2017.07.21
글 최은규 (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닐센 교향곡 5번
Carl Nielsen
1865-1931
Herbert Blomstedt, conductor
DR SymfoniOrkestret
Copenhagen Concert Hall
2015
Herbert Blomstedt/DR SymfoniOrkestret - Nielsen, Symphony No.5, Op.50
인간성 회복과 전쟁에 대한 회상을 암시
교향곡 2번 ‘네 가지 기질’에 나타난 다양한 인간 군상, 교향곡 4번 ‘불멸’의 활력 넘치는 리듬도 매혹적이지만, 특히 논리적이고 유기적인 작곡 원리가 돋보이는 교향곡 5번은 많은 이가 걸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5번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작곡에 착수한 곡인만큼 인간성 회복과 전쟁에 대한 회상 등이 암시되고 있다.
이 곡은 또한 교향곡의 일반적인 형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단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나, 1악장은 템포 변화나 성격상 크게 두 부분으로, 2악장은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뉜다. 아마도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악상을 좀 더 자유롭게 펼쳐 보이기 위한 시도였으리라.
닐센의 교향곡 5번과 가장 비슷한 유명 교향곡을 꼽는다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일 것이다. 1941년 6월에 독일군이 독소불가침 조약을 깨고 소련을 침공할 당시에 작곡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에서 작은북의 리듬과 목관악기의 단순한 테마는 ‘침공’의 주제이자 ‘악의 근원’을 나타낸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은북의 리듬은 닐센의 교향곡 5번에서도 마치 ‘악의 근원’처럼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음악을 폭력적으로 바꾸어 놓는 역할을 한다. 닐센에게 작은북이라는 악기는 가난한 소년 시절을 보낸 그가 군악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었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악기이기도 하지만 교향곡 5번에서는 인간성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부각된다.
1악장에선 비올라가 16분음표들을 어지럽게 연주하는 가운데 평화로운 주제가 연주되기도 하지만, 작은북 소리가 들려오면서 평화는 곧바로 깨진다. 1악장 1부 말미에서 작은북의 리듬이 절정에 달할 때 바이올린이 “잃어버린 영혼의 숨죽인 울음소리”라 표현되는 주제를 고음역으로 연주한 후 점차 분위기가 고요해지면 2부로 이어진다. 2부 초반에는 긍정적인 선율이 연주되나 목관악기의 불안한 주제가 훼방을 놓고 악의 근원인 작은북의 리듬이 또다시 들려온다. 그러나 1악장 종결부에선 그 모든 것들이 침묵 속으로 사려져간다.
2악장은 모두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2부가 스케르초, 3부가 느린 악장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2악장 전체가 마치 4악장 구조의 짧은 교향곡 같기도 하다. 1부와 4부에서는 브람스에 대한 닐센의 존경심이 엿보인다. 마치 악마의 춤과 같은 2부와 서정적인 3부에 이어서 4부에 이르면 1부에 등장했던 주제가 재현된 후 긍정적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이 마치 투쟁을 극복한 후에 누리는 승리의 여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1악장에 나왔던 부정적인 주제가 등장하는 등 2악장에서도 계속되는 인간의 투쟁 과정이 유기적인 형식을 통해 드러난다. 또한 4부의 마지막 부분도 실상은 1악장 도입부의 부정적인 비올라 주제를 연상시키는데다 4부 말미의 승리의 음악이 지나치게 짧기 때문에 이 교향곡이 다 마무리된 후에도 우리는 인간의 힘겨운 투쟁은 계속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찍이 작곡가 닐센이 밝혔듯, 이 교향곡은 서로 상반된 힘의 대조를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하며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Nielsen, Symphony No.5, Op.50
Okko Kamu, conductor
KBS Symphony Orchestra
Seoul Arts Center Concert Hall
2017.07.21
글 최은규 (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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