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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Concerto for Piano in G major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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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9-01-22 15:48 조회1,9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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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Concerto for Piano in G major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Maurice Ravel

1875-1937

Martha Argerich, piano

Emmanuel Krivine, conductor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Auditorium de la Maison de la Radio

2017.09.05


Martha Argerich - Ravel, Concerto for Piano in G major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작곡가들은 우리에게 많은 양의 피아노 협주곡들을 남겨주었지만 라벨이 남긴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 외에는 상당수가 잊혀진 작품이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비교적 짧은 길이의 이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은 작곡가에게 인상주의 스타일을 배제하며 신고전주의 시대를 열게 된 도화선과 같은 작품으로, 음악사적인 관점에서 이 두 작품이 갖고 있는 중요성과 그 형식에서의 완전함에 비견할 만한 후대 프랑스 피아노 협주곡은 드물 정도다. 더 나아가 이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보들레르적인 댄디즘과 강박증에 가까운 모더니즘, 순결함과 뜨거움의 혼합이 주는 패러독스한 아름다움은 20세기 프랑스 음악 가운데 무릇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다.

1929년부터 1931년 사이에 작곡한 라벨이 작곡한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 즉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D장조는 그의 후기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볼레로>를 통해 상상을 뛰어넘는 열광적인 환호를 받게 된 직후 작곡가가 자신감과 의지에 넘쳐 있을 당시에 탄생했다. 이 두 작품은 그 태생부터 신고전주의적이다. 모차르트를 숭배했던 라벨은 고전주의적인 형식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티나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신바로크적인 <쿠프랭의 무덤> 등을 작곡하여 18세기의 형식과 리듬, 음색의 잔향, 음영의 조화 등등을 20세기에 맞게 새롭게 탄생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 두 개의 협주곡에 이르러서 규칙적인 프레이징과 음악적 요소들의 절묘한 균형감을 통합하여 신고전주의적인 양식과 이국적인 분위기의 결합을 비로소 완성한 것이다.

세련된 신고전주의적 결정체, 피아노 협주곡 G장조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빠름-느림-빠름의 전형적인 고전주의 협주곡 스타일로, 선명하고 화려한 아름다움, 스페인적인 취향과 동양적인 취미에서 기인한 개성 강한 판타지, 이국적인 리듬감과 색채감, 한층 분명하게 그 모습을 보인 재즈의 이디엄, 정교한 세공과 이전 세기의 음악들에 대한 오마주 등이 말년의 원숙한 라벨의 손끝에서 어우러진 독자적인 음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비르투오소적인 요소와 패러독스한 요소를 사랑했던 라벨은, 자신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리스트의 저 맹렬한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하는 듯한 기분을 청중들 앞에서 발산하고자 이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50대의 나이는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기에 좋은 때가 아니라는 주위 친구들의 만류와 설득에 굴복하여 할 수 없이 연주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작곡가 자신의 표현에 의하면 모차르트와 생상스의 정신에 입각하여 작곡했으며, 특히 2악장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5중주 2악장이 모델이었다고 한다. “협주곡이란 화려하고 경쾌한 마음의 음악이어야지 어떤 극적인 효과나 심오한 것을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라는 자신의 모토를 구현하고자 했던 작곡가는, 원래 이 작품에 ‘디베르티시망’이라는 제목을 붙이고자 했다고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음색으로, 라벨은 이전 시대보다 훨씬 세련되고 풍부한 효과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192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드뷔시적인 인상주의 오케스트레이션의 풍부함을 거부하고자 크롬 색에 가까운 결벽증적인 음향을 추구한 것과는 대조된다. 자신의 취향을 바꾸는 것에 훌륭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었던 라벨은 삶의 마지막까지 이질적이지만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음색의 블록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쌓고 무너뜨리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1악장 알레그라멘테는 명확한 소나타 형식으로 풍부한 음악적 소재와 다채로운 악상이 극적으로 펼쳐지고, 저 유명한 2악장 아다지오 아사이는 무반주 피아노 솔로가 우아하게 시작하는 3부 형식으로, 색채감과 분위기는 중립적이지만 그 감수성이 최고조로 고양되며 감동을 자아낸다. 3악장은 벌레스크 풍의 화려한 프레스토로, 피아노와 타악기가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며 아이러니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이 작품은 1932년 1월 14일 파리에서 열린 라무뢰 오케스트라의 라벨 특별연주회에서 작곡가의 지휘와 마르그리트롱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되었다. 라벨은 마르그리트롱 여사를 위해 이 작품을 작곡했다고 밝히며 2악장 솔로 피아노의 피아니시모 부분에 트릴이 등장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세부적 조언을 그녀로부터 얻었다고 하였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작품을 헌정 받았고 최초 연주자이자 최초 녹음자인 마르그리트롱의 연주가 이 작품에 관한 가장 확고한 권위를 갖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페드로 데 프리타스의 지휘로 1932년 4월에 진행된 스튜디오 리코딩에서, 라벨은 지휘자나 피아니스트가 아닌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테이크를 수십 번 이상 반복하게 해 연주자들을 완전히 지치게 했다고 한다. ◀작품을 헌정 받고 초연을 한 마르그리트 롱

롱 여사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새벽 3시쯤이었어요. 녹음이 끝났다고 생각해 컨트롤 룸으로 들어갔더니 라벨은 냉정한 목소리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말하더군요.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지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죠.” 이 회고담으로부터 추론할 수 있듯이, 라벨의 참관 하에 녹음한 롱의 리코딩은 라흐마니노프가 연주한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리코딩과 더불어 일종의 해석의 출발점이자 불변의 기준으로서 그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Ravel, Concerto for Piano in G major

Jean-Yves Thibaudet, piano

Philippe Jordan, conductor

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BBC Proms 2013 Prom 56

Royal Albert Hall, London

2013.08.24

 
추천음반

1. 라벨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알프레드 코르토와 마르그리트 롱의 연주는 작곡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역사적인 녹음이다.

2. 코르토의 제자 상송 프랑수아의 연주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수성이 절묘한 평행선을 이루는 명연이다.

3. 크리스티안 지메르만과 피에르 불레즈의 현대적인 연주는 이 작품의 모던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명반(DG)으로 손꼽힌다.

4. 장-이브 티보데와 샤를 뒤투아의 협연(DECCA) 역시 현란한 색채감과 현대화한 프랑스 피아니즘이 돋보인다.

글 박제성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협주곡  2011.04.11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4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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