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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mann, Symphony No.4 in D minor, Op.120 슈만 교향곡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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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2 박종세 작성일18-11-21 15:31 조회2,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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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mann, Symphony No.4 in D minor, Op.120



슈만 교향곡 4번

Robert Schumann

1810-1856

Leonard Bernstein,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Grosser Saal, Musikverein, Wien

1984.02

 

Bernstein/Wiener Philharmoniker - Schumann, Symphony No.4 in D minor, Op.120


 

1830년 여름, 스무 살의 로베르트 슈만은 어머니에게 한 통의 편지를 쓴다. “법 안에서 가난하고 불행하기보다는, 예술 안에서 가난하고 행복하고 싶습니다.” 이런 문장으로 끝맺은 그 편지를 분수령으로, 슈만은 모친의 권유에 의한 법학도의 삶을 접고 자신의 충동에 따른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처음에 그는 라이프치히의 유명한 피아노 선생 프리드리히 비크의 문하로 들어가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는 꿈을 불태웠다. 그러나 그 꿈은 불의의 손가락 부상으로 좌절되고 대신 그는 작곡가 겸 평론가로서 ‘낭만주의 음악운동’의 선봉에 서서 맹렬한 투쟁을 전개해 나갔다.

그 후 10년. 슈만은 <사육제>, <환상소곡집>, <교향적 연습곡>, <어린이 정경>, <크라이슬레리아나>, <환상곡 C장조> 등을 작곡한 ‘피아노 음악의 대가’이자 <미르테의 꽃>, <리더크라이스>, <여인의 사랑과 생애>, <시인의 사랑> 등을 작곡한 ‘예술가곡의 대가’로서 그리고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평론가로서 바야흐로 독일 음악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인인 비크 선생과 법정 소송까지 벌인 끝에 쟁취한 ‘필생의 연인’ 클라라와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음으로써 ‘낭만적 예술가’로서의 이미지에 한 정점을 찍었다.

원래는 슈만의 두 번째 교향곡, 그런데 왜 4번이라는 제목이?

슈만의 생애에서 클라라와 결혼한 이듬해인 1841년은 ‘교향곡의 해’로 일컬어진다. 그해에 슈만은 두 편의 교향곡과 하나의 작은 교향곡(서곡, 스케르초와 피날레),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a단조의 모태가 되는 단악장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 등 관현악곡들을 집중적으로 작곡했기 때문이다.



그 일련의 작업들은 클라라와의 결합을 통해서 슈만이 새로이 얻은 희망과 자신감의 발로였고, 동시에 작곡가로서 보다 원대한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의 포부와 의지의 표현이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교향곡 4번 d단조 역시 ‘교향곡의 해’에 탄생한 작품이다. 다만 이 곡이 슈만의 교향곡 4번으로 불리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잠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1841년에 탄생한 교향곡 두 편 가운데 다른 하나는 교향곡 1번 B플랫장조(일명 ‘봄 교향곡’)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번과 3번은 어디로 간 것일까? ◀클라라 슈만, 1840. 이 교향곡은 클라라에게 헌정되었으며, 슈만의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사실 교향곡 4번 d단조는 슈만의 두 번째 교향곡이다. 원래는 ‘교향적 환상곡’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고, 1841년 12월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초연되었을 때에는 ‘교향곡 2번’으로 불렸다. 그러나 초연 당시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고, 슈만 자신에게도 성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슈만은 그 악보의 출판을 일단 보류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851년에 뒤셀도르프에서 작품을 고쳐 써서 다시 발표했다. 이 개정판의 악보는 1853년에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되었다. 그런데 그러는 동안 다른 두 교향곡, 2번 C장조와 3번 E플랫장조(일명 ‘라인 교향곡’)이 이미 출판되었기 때문에 이 곡은 4번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교향곡 4번 d단조에는 두 개의 판본이 존재한다. 그 하나는 1841년의 라이프치히 초연 당시에 사용된 악보로 이 초판본은 슈만의 사후인 1891년에 브람스의 주도로 출판되었다. 다른 하나는 1853년에 뒤셀도르프에서 슈만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고 같은 해 라이프치히에서 출판된 개정판이다. 이 가운데 오늘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판본은 후자이다. 전자와 후자를 비교해보면 후자가 전자에 비해 한층 더 중량감 있는 관현악법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구조와 조직의 유기성 면에서도 보다 효율적이다. 간단히 말해 후자가 전자보다 한결 명쾌하고 웅장하게 들린다. 또 전자에서는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던 템포 지시가 후자에서는 독일어로 바뀐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뜨거운 낭만성, 열정과 서정의 교향곡

슈만의 모든 음악이 낭만적이지만, 이 곡은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낭만성을 분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인 교향곡 1번을 ‘슈베르트적’이라고 한다면 이 곡은 ‘베토벤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특히 빠른 악장들에서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투쟁적, 정열적인 기운이 두드러진다. 그런가 하면 완서 악장에 흐르는 선율은 꿈꾸듯 감미롭고, 피날레에서는 슈만 특유의 ‘상상력의 유희’가 펼쳐지기도 한다. 한편 형식면에서 이 곡은 무척 개성적이면서도 슈만의 교향곡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탄탄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우선 모든 악장이 쉼 없이 연달아 연주되며, 각 악장에 등장하는 주요 소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품 전체에 긴밀한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다.

1악장: 매우 느리게 - 활기차게

느린 서주와 소나타 형식의 주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부의 소나타 형식은 상당히 변형되어 있다. 서주에서는 먼저 트롬본이 제외된 전체 악기들의 유니슨으로 딸림음(A음)이 울리고, 그것이 지속되는 가운데 싱커페이션 리듬을 가지고 서서히 오르내리는 선율이 파곳, 제2바이올린, 비올라에서부터 흘러나와 점차 전체 악기로 확산되어 나가며 고뇌에 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말미에서 박자가 바뀌고 속도를 높여 주부로 진입하면, 플루트, 오보에, 제1바이올린이 한데 어우러져 슬러와 스타카토의 조합으로 매우 활기찬, 하지만 조금은 정신없이 오르내리는 16분음표로 구성된 제1주제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잠시 후 목관에서 등장하는 제2주제는 다소 경쾌한 모습이다.

강렬한 추진력과 극적인 흐름이 돋보이는 발전부에서는 화음의 연속적인 타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음형이 나타나 제1주제와 결합되면서 사뭇 투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의 제2주제가 이후에 다시 등장하지 않으며, 발전부에서 제1바이올린에 의해 새로이 부각된 가요풍의 선율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분히 여성적인 이미지를 띤 이 가요풍 선율은 마치 남성적인 제1주제의 투쟁을 독려하는 듯하며, 결국 음악의 흐름을 어두운 단조에서 밝은 D장조로 이끌어간다.

2악장: 로만체. 매우 느리게

3부 형식으로 이루어진 완서 악장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의 2악장 첫머리를 연상시키는 관악기들의 화음 연주로 시작된다. 어딘지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흐르는 주요부에서는 오보에와 첼로 솔로가 어우러져 우수 어린 선율을 마치 음유시인의 노래인 듯 꺼내 놓는다. 이어서 1악장의 서주에서 흘렀던 선율이 다시 등장하여 잠시 발전되고, 다시 처음의 우수 어린 선율로 돌아간다. 중간부에서는 바이올린 솔로가 등장하여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선율을 연주하는데, 꿈결처럼 아름다운 그 선율은 마치 앞선 부분의 우수를 위무하는 듯하다.

3악장: 스케르초. 활기차게

힘찬 구동력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일품인 스케르초 악장. 스케르초 부분에서는 카논 풍으로 진행되는 주제 선율이 다시금 투쟁적인 열기를 뿜어내고, 트리오 부분에서는 목관이 내놓는 선율이 차분히 하행하는 동안 제1바이올린이 앞선 악장의 중간부에 나왔던 선율을 한층 풍부하게 물결치도록 만든다.

4악장: 느리게 - 활기차게

앞 악장의 마지막 B플랫 화음이 사라지자마자 곧바로 마지막 악장의 서주가 시작된다. 비올라의 트레몰로 위에서 바이올린이 1악장의 제1주제를 느리게 연주하는 가운데 금관이 점진적으로 상승해 가는 음형을 연주하며 긴장을 고조시켜 나간다. 그 긴장과 열기의 정점에서 주부로 진입하면, 이제까지의 어두운 분위기는 완전히 걷히고, 활짝 갠 D장조 위에서 밝고 시원스런 피날레가 펼쳐진다. 소나타 형식에 의한 이 마지막 주부의 제1주제는 제1악장에서 사용되었던 소재로 구성되어 있고, 거기에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의 제2주제가 어우러진다.

발전부에서는 푸가 풍 악구가 등장하기도 하고, 음악이 다시 투쟁적인 분위기를 띠기도 하지만, 이제 그 투쟁의 양상은 한결 당당하고 여유만만하다. 코다에서는 템포가 점점 빨라지면서 열광적인 클라이맥스가 연출되고, 마침내 쟁취한 ‘승리의 피날레’는 교회종지로 마무리된다.

슈만은 교향곡 1번에 ‘봄’이라는 표제를 붙여 발표하고 나서, 다음 교향곡에는 ‘클라라’라는 표제를 붙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교향곡 4번은 아내인 클라라에게 헌정되었고, 내용적으로도 클라라를 향한 슈만의 헌사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1악장은 젊은 슈만이 클라라를 만나기까지 보내야 했던 방황의 나날들을 연상시키고, 2악장은 ‘고뇌하는 시인’ 슈만과 ‘구원의 여인’ 클라라의 대화처럼 들린다. 특히 이 악장에 등장하는 바이올린 솔로는 클라라의 이미지에 대한 가장 매혹적인 묘사라고 할 수 있으리라. 3악장은 클라라와 결합하기 위해 거쳐야 했던 투쟁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며, 4악장에서는 마침내 쟁취한 사랑의 환희를 만끽하는 감격과 함성, 그리고 그녀와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휘파람 소리를 타고 전해오는 듯하다.

Schumann, Symphony No.4 in D minor, Op.120

Philippe Herreweghe,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Alte Oper Frankfurt

2014.10.31

 
추천음반

1. 우선 푸르트벵글러의 전설적인 1953년 리코딩을 꼽아야 할 것이다. 특유의 마력적인 카리스마와 풍부한 환상성은 낡은 모노 음질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위력을 발휘한다(DG).

2. 조지 셀과 클리블랜드 콤비의 1960년 리코딩도 유명하다. 외적 열기와 박력은 다소 덜할지 몰라도, 그 정연한 앙상블과 유연한 전개, 깨끗하고 절도 있는 표현들은 일품이다(Sony).

3. 보다 개성적인 연주를 원한다면 번스타인의 1984년 리코딩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앙상블은 다소 거칠지만 도처의 루바토에서 배어 나오는 지휘자의 각별한 공감이 빛을 발한다(DG).

4. 영상물을 즐긴다면 2006년 라이프치히에서 진행된 ‘슈만 서거 150주년 기념공연 실황’을 꼭 챙겨보자. 리카르도 샤이는 리드미컬한 생동감을 부각시키면서 극적 기복을 훌륭하게 살렸고,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의 관록 넘치는 사운드도 정말 멋지다(EuroArts).

5. 혹시 1841년의 초판본에 관심이 있다면 존 엘리엇 가디너의 시대악기 리코딩을 참고하면 되겠다(DG).

글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감상실 ‘무지크바움’ 실장과 한국바그너협회 사무간사를 했다 역임. 무지크바움, 부천필 아카데미, 성남아트센터, 풍월당에서 클래식음악 교양강좌를 맡고 있다. <객석>, <스테레오뮤직>, <그라모폰>, <라무지카> 등에 칼럼을 기고했고 현재 서울시향 프로그램 노트를 담당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교향악  2010.11.29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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