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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56주년기념 정기연주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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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10-29 00:00 조회6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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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남성합창단 창단56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2014년의 가을, 눈부신 10월의 오후..
심쿵하는 설렘으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닫습니다. 한국남성합창단의 역사가 벌써 56년이구나.
깊은 세월의 무게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이 경건해집니다.
오백년 역사를 살아온 소나무, 혹은 천년을 버텨온 바윗돌 앞에서처럼
가슴 뭉클한 경외심이 듭니다.
땅에 뿌리내린 존재들은 그냥 거기 서 있음으로 세월을 지킬 수 있지만
음악단체가 5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뿌리내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한국남성합창단.. 그들은 음악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그것은 맑은 마음에서 시작해 고결한 정신으로 지켜진 것이라 가능했을 것입니다.

저는 종종 누군가의 초대로, 혹은 좋아하는 공연이 있어 콘서트홀을 찾습니다.
하지만 특별하게, 한국남성합창단의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때는
이상하게 더욱 가슴이 설렙니다.
마치 여고시절 남학교에 초대받아 온 기분이랄까요?
블랙 연미복을 입은 남성단원들의 깊고 웅장한 음성이 무대를 장악하고
아름다운 울림이 공연장 곳곳에 울려 퍼질 때면
정말 단발머리 여고생처럼 상기된 얼굴로 숨죽이며 음률에 취하게 되니까요.

특히 이번 연주회는 여느 때보다 더욱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신중하고 웅장한 시작이었지만 조금씩 경쾌해지면서 중후하게 이어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서창과 영의 노래에 이어 우리가락으로 관객들의 흥취를 이끌어 내면서
우리의 노래, 추억의 노래로 연결한 열린 무대가 정말 잘 어우러졌습니다.
인터미션(intermission) 이후 익숙한 노래에 함께 호응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보기 드물게 뜨거웠습니다.
공연은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큰 힘이라 믿기에
56주년 이번 연주회는 더욱 만족도가 높은 작품성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꼭 아쉬웠던 걸 이야기해야한다면 연주곡들이 계절과 매치되는 곡이었으면..하는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이고.. 10월이니까요..
노랑 은행잎과 빨강 단풍잎을 눈에 가득 담으며 콘서트홀에 들어선 관객들이라
그에 걸맞은,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듣고 싶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입니다.. 관객은 관객의 입장일 뿐이니까요.
열정과 열성으로 언제나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들려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무대를 준비한
한국남성합창단의 공연에는 매번 백퍼센트 만족과 감동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이종호단원님의 초대로 한국남성합창단의 연주를 만나는 건
매년 늦은 봄 혹은 초여름의 저녁이었습니다.
지휘자님의 말씀처럼 이번에도 연주회가 끝나고 공연장을 나가면
깜깜한 어둠 속에 하얀 꽃잎이 분분히 날릴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전당 오후의 햇살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고...
노란빛을 머금은 은행나무는 아직도 푸르게 싱싱했습니다.
그들의 싱싱한 푸름이, 땅에 뿌리내린 당당함이
대한민국 남성의 자존심을 굳게 지켜온 <한국남성합창단>의 푸른 기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국남성합창단의 건재함은 대한민국 남성의 자존심의 건재함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의 영혼을 깨우는 웅장한 울림에, 언제나 가슴 설레는 여고생으로 남겠습니다.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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